부부의 외도, 그 끝없는 추락
부부의 외도, 그 끝없는 추락
  • 경남일보
  • 승인 2013.04.19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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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 경상대학교 교육연구원장)
어제 천안에서 40대 남성이 아내의 내연남을 공기총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인 김모씨는 아내의 내연남에게 공기총을 4차례 발사해 그 내연남이 머리와 어깨에 총상을 입고 숨졌다는 것이다. 죽은 내연남은 가해자 김씨 아내가 운영하는 영어학원의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이날 김씨는 아내의 내연남에게 아내와의 부적절한 만남을 멈추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미리 준비해 간 공기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외도로 인한 살인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이제 외도는 당사자들 가정의 파탄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가정파탄은 물론 살인까지 저지르는 무서운 결말로 치닫고 있다.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현실생활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부 사이에 어느 한쪽이 바람을 피워 서로 간에 신뢰감을 회복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만 실생활에서 이런 일들이 의외로 많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남편과 아내의 외도 비율이 비슷해졌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미 정부기관인 국립과학재단(NSF)의 지원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2010년에 ‘결혼생활 중에 외도를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남편의 비율이 19%, 아내는 14%로 나타났다고 보고되었다. 이 조사기관에서 그동안 부부의 외도 비율을 지속적으로 조사했는데, 남편의 외도 비율은 1991년 21%에서 2010년 2%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반면, 아내의 외도 비율은 11%에서 3% 포인트 올라간 것으로 보고하였다.

2011년 인디애나 주립대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결혼생활 중 외도를 한 경험이 있는 남성이 23%, 여성이 19%로서 부부가 엇비슷했다고 보고하였다. 즉 남녀 사이의 외도 비율 차이가 사라져가고 있는데, 사실 이 같은 조사에 솔직하게 답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 외도 비율은 조사결과보다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2011년 ‘아시아의 성’에 대한 특집기사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5개국인 홍콩,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의 성 행태 및 의식을 조사했는데, 한국 기혼자 중에서 남성은 63%, 여성은 29%가 ‘혼외정사를 했다’고 응답한 결과를 밝혀 우리를 놀라게 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한 연구자가 ‘기혼남녀의 혼외관계에 관한 연구’라는 석사학위 논문 연구에서 서울 및 경기에 거주하는 20~50대의 기혼남녀 2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그 결과 ‘혼외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남성이 46.2%, 여성이 26%로 나타나 남성의 경우 거의 절반에 육박했으며, 여성의 경우는 남성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현실적으로는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님을 보였다. 더 놀라운 것은 외도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중에서 ‘현재 외도 중’인 경우가 여성이 14.3% 로서 남성 12.3% 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최근 이혼율이 급증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서 정보의 바다 ‘인터넷’이 외도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유부녀들이 채팅에 빠져 가정에 소홀하거나 불륜을 저지르게 되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외도는 필연적으로 이혼이라는 결과를 수반한다. 최근 대한민국은 이혼공화국이라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는데, 이혼율 세계 3위로 올라와 있다. 2011년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부부 33만 쌍이 결혼했고 11만 쌍이 이혼했다고 보고하였다. 이혼한 부부 중 결혼 3∼5년 차 미만의 신혼기 이혼율은 전체의 27%, 결혼 20년 차 이상인 황혼기 이혼율은 25%였다. 현재 우리나라 이혼 가구 수는 127만을 넘어섰다. 우리가 외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이다.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생활의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존재했던 간에 부부가 혼인서약으로 일생을 함께하며 정절을 지키겠다고 서약해 놓고, 어느 한쪽이 외도라는 불륜을 저지르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부부의 외도는 배우자의 인격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고, 나아가 자녀의 성장에도 정서장애라는 치명타를 안김을 명심하자. 건강한 부부관계 형성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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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나들이 2015-12-10 14:42:06
법에 가봐야 5백천,이천...장난이나 하고 자빠졌으니 누가 법에 가나. 가정이 깨져 애들 포함 여럿의 인생에 파탄이 났는데도 판결들 봐라. 그게 사람이 한 판결인 지 개 돼지 짐승이 낸 판결인 지. 불륜 저질러 결혼 서약을 완전히 짓밟은 것을 사소한 잘못과 동급으로 취급하니 불륜공화국이 된 것이 아닌가. 유책배우자의 재산분할은 전면금지하는 쪽으로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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