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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80>김해 신어산

기사승인 2017.10.12  09: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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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어산 억새능선.

신어산은 백두대간 남쪽 끝 지리산에서 시작해 남동쪽으로 뻗어가는 낙남정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산이다. 백두산∼지리산 백두대간의 연장선상에 있는 정맥이 부산 낙동강과 남해로 잠영하기 직전 치솟은 한반도 산줄기 최남단의 산이다.

이 산 아래에 김해시가 있다. 이 도시는 옛 가락국의 터전이었다. 산 이름은 신의 물고기, 즉 소중한 것을 지켜준다는 ‘신어(神魚)’에서 왔으며 두 마리 물고기인 쌍어문양을 하고 있다. 이 쌍물고기가 가락국 수로왕(首露王)의 릉 앞에 새겨져 있다. 이 문양은 신어산 기슭 은하사 대웅전 내 수미단에도 있었으나 최근 도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옛날 서림사로 불렸던 은하사, 인도서 온 허황후의 오빠 장유화상이 건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수로왕은 인도 허황후를 아내로 맞은 가락국의 시조이며 은하사는 허황후의 오빠 장유(長遊)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이 두 곳에 쌍어문양이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주목하는 것은 이 문양이 가락국에만 있는 게 아니고 바다 건너 아유타국 불교유적지에서도 발견된다.

유추하면 서기 97년 멀리 인도 아유타국 공주가 인도양을 건너 이 산이 올려다 보이는 남해로 들어와 산자락에 쌍어로 대변되는 불교 기반의 새로운 고대가야문명을 뿌린 것이다. 이렇듯 신령스러움과 영험함을 지닌 산이 신어산이다. 그래서 가야의 올림포스 산이라고도 한다.

장유화상은 인근 굴암산 기슭 장유사도 창건했는데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불교가 전래됐다는 남방불교전래설을 입증하는 사찰로 회자된다. 이는 당초 고구려 소수림왕 때(서기 372년) 중국 전진에서 왔다는 북방불교 전래설보다 300년이 앞선 것이다.

일부에선 신화의 역사화에 대한 위험성을 제기하며 허황후의 실존과 아유타국 관련 설화를 부정하는 이도 없지 않다. 근래에 와서는 ‘달마야 놀자’ 영화촬영지로서도 명성을 높였다.

 

   
등산로:은하·동림사 앞 주차장→동림사방향→동림사 등산로 갈림길→신어산 능선 억새·철쭉군락지→정상→신어정·헬기장→영구암 갈림길→신령거북바위·구름다리→헬기장 갈림길(하산)가야CC갈림길→천진암→은하사→은하·동림사 앞 광장 회귀.



오전 9시 36분, 은하·동림사 앞 주차장 광장이 등반 초입이다. 옛날 서림사로 불렸던 은하사가 왼쪽 산속에 있고 동림사는 오른쪽에 있다. 은하사의 옛 이름이 서림사이니 과거에는 동·서림사였다.

장유가 가야의 번영을 염원하기 위해 창건했다는 동림사 일주문을 통과한다. 200m정도 진행하면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갈라진다. 곧장 숲이다. 굴밤과 도토리는 가을바람에 떨어져 발길에 채이고 사찰의 고목 우듬지에는 벌써 초록이 퇴색해 단풍이 들고 있다.

오전 9시 57분, 등산로를 약간 벗어나 숲 터널을 빠져나가면 바위전망대가 있다. 창처럼 열린 숲 사이로 시가지와 인제대 캠퍼스가 눈에 들어온다.

한 시간쯤 올랐을 때, 숲은 사라지고 갈대와 철쭉이 자라는 비스듬한 언덕길을 걷게 된다. 도시의 산답게 데크 계단으로 등산로를 정비해 놓아 걷기에는 불편이 없다. 곧이어 나타나는 갈림길, 오른쪽은 돗대산으로 가는 길이다.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해인 2002년 4월 이 산에서 중국민항기가 추락해 한국인 111명 포함, 129명이 숨졌다.


 

   
김해시가지와 김해평야.

이번에는 김해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운 곳에 시가지, 그 앞으로 드넓은 평야가 펼쳐진다. 과거 허황후가 파사석을 배에 싣고 들어왔을 공간이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낙남정맥 상에 다다를 즈음 조금 더 큰 억새평원이 나온다. 억새와 철쭉군락지 보호를 위해 자연보호협회 회원들이 경계선을 설치해 놓았다. 아직은 덜 자란 억새가 바람에 나부낀다. 여름과 가을색이 공존하는 억새 앞에서 한동안 사진찍기에 몰두하고 있는 서너무리 등산객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바람에 실려왔다. 그들의 활기찬 웃음에는 다가올 가을에 대한 기대와 상상이 조금 묻어났다.

왼쪽길이 신어산길, 오른쪽이 생명고개를 건너 동신어산, 백두산(김해)으로 가는 길이다. 능선을 따라 형성된 억새군락사이로 김해시가지를 조망하며 정상까지 오른다.

오전 11시 3분, 낙남정맥의 끄트머리 명산 신어산 정상에 선다. 1900년 전 인도 공주와 가야국 왕이 만났다는 전설이 산 골골에 서려 있는 신비로운 산이다.

인근 지역 무척산, 양산 토곡산 매봉 오봉산, 그리고 부산 금정산 고당봉과 파리봉의 산그리메가 아스라이 조망된다. 멀리 바다에 맞닿은 낙동강 마지막 줄기가 은빛 햇살에 반짝인다. 바다 옆 하늘로 향해 뻗어 오른 검은 빌딩숲은 해운대이다.

많은 등산객이 찾아오는 도시의 산에는 발을 내디딜 때마다 먼지가 폴폴 날릴 정도로 벌거숭이 황토밭이 돼 있다. 정상을 떠나 진행하면 기암절벽과 구름다리, 거북형상을 한 신령 거북바위가 교차하는 풍광이 이어진다.
   
장유화상이 건립했다고 알려진 동림사.

정상에서 10여분쯤 걸었을까. 산 아래에는 도시에 어울려 있는 동림사가 보인다. 그 산 실루엣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돗대산(380m)도 보인다. 2002년 4월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다가 조종사 과실로 공항 인근 돗대산 상부에 추락했다. 이 사고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항공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다. 2005년 5월 조종사 과실이 밝혀졌고 2012년 10월 사건이 마무리됐다. 2004년 말 김해시 상동면에 사망자 129명을 기려 높이 12.9m로 제작한 추모탑을 세웠다.

기자는 당시 사고현장에서 처참한 광경을 취재했었다. 조종사는 김해공항이 익숙지 않은데다 구름마저 끼여 착륙에 어려움을 겪었다. 활주로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던 사이 기체는 구름 속에 들어갔고 인근 아파트와 비슷한 고도로 날다가 뒤늦게 산을 발견하고 기체를 상승시켰으나 300m부근에서 꼬리가 산에 부딪친 뒤 산 정상을 넘어 맞은편 언덕에 추락했다.

키높이로 자란 잡풀이 성성한 넓은광장 갈림길에서 하산길을 잡는다. 10분 만에 또 다른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떨어지면 천진암 은하사방향이고 직진은 영운리 고개를 거쳐 서북진해 정병산→지리산으로 간다. 직진방향에 팻말이 붙어 있다. 가야개발(주)에서 운영하는 가야CC가 있는 지역으로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판이 있다.

한때 낙남정맥 종주 시 이 골프장을 관통한 적이 있는데 당시 골프 치는 사람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취재팀을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렇게 되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 그래도 딱히 제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등산객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족구장만한 크기의 자리에 앉은 천진암을 지나 시멘트 길을 따라 내려가면 오후 1시 30분 은하사가 나온다.

범어사의 말사인 은하사는 수로왕 재위 때 인도에서 온 승려 장유가 창건하였다고 하나 확실한 고증은 할 수 없다. 현존 대웅전은 조선 중기 이후에 세워진 전각으로 1983년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38호로 지정됐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며 용두(龍頭)와 봉두(鳳頭)의 생김새가 독특하다. 금비단·은비단잉어가 유영하는 은하사 연못을 지나 오후 1시 44분 원점 회귀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신령거북바위
   
 

 

최창민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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