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류독소 확산에 도내 양식업계 ‘한숨’
패류독소 확산에 도내 양식업계 ‘한숨’
  • 임명진·허평세기자
  • 승인 2018.04.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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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시기 발생에 소비자 외면·가격폭락 우려
먹으면 마비증상과 식중독을 유발하는 패류독소가 올해 유난히 기승을 부리면서 지역 수산물의 판매 부진과 가격 폭락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어민들은 “관계기관의 포괄적 발표로 미검출지역의 정상적인 양식물 거래까지 힘들어 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6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통영 오비도 해역의 자연산 홍합에서 패류독소가 처음으로 검출된 이후 사실상 도내 전 해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달 10일 기준으로 도내 51개 조사지점 중 30개 지점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패류독소가 검출됐다.

경남도는 발생 해역에 대해 패류채취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봄철 성수기를 앞두고 패류독소 사태가 불거지면서 도내 양식업계는 한숨만 내쉬고 있다.

패류독소가 미검출된 지역에까지 소비부진에 따른 가격폭락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멍게주산지인 통영과 거제해역에는 수많은 양식어가들이 밀집해 있다.

이곳의 멍게는 이상기온 등의 여파로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은 지난달 중순께부터 출하를 개시했다.

연중 성수기인 봄철을 맞아 한창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보고 수확에 나섰지만 난데없는 패류독소 사태가 불거지면서 오히려 최악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예전의 경우 멍게 50kg, 1상자의 경우 15만원선 안팎에서 거래됐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그나마 실제 거래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다.

한 어민은 “다년산은 하절기의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집단 폐사 현상이 속출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어민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멍게뿐만 아니라 일대 굴 양식업계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악재를 넘겨 한숨을 돌렸지만 패류독소 사태로 또다시 막바지철에 접어든 굴양식업계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멍게 양식어민 김모(67) 씨는 “정확하게 패류독소가 덥친 지역만을 골라 발표했으면 나머지 지역은 정상적인 양식물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정확한 해역을 지정해 어민들의 피해를 막아줘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의 대표 수산물 축제인 진동미더덕 축제는 패류독소로 인해 올해 축제가 결국 취소됐다. 진동 일대의 미더덕은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주산지로 명성이 높다.

미국 FDA 청정해역인 고성 자란만 해역에서도 굴과 가리비에서 패류독소가 검출돼 채취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처럼 어민들의 피해가 늘어나자 사단법인 한국수산경영인 통영시연합회는 이날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지자체가 발빠른 대책을 세워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관계당국의 무분별한 보도로 발생 지역이 아닌 곳의 수산물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발생 지역 및 해역을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당분간 패류독소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패류독소는 생물이 죽거나 하는 게 아니고 바다물의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저절로 없어진다. 지금 남해안 지역의 수온이 13도 안팎에 그쳐 5월 말이나 6월 초까지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패류독소의 검출은 진주담치 등에 국한되는 것으로 생선류 등과는 연관이 없다”면서 “봄철을 맞아 관광객들이 남해안 일대를 많이 찾고 있는데 미검출지역 수산물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말했다.

임명진·허평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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