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대첩, 다시 보는 그날-마무리 하며
진주성 대첩, 다시 보는 그날-마무리 하며
  • 임명진
  • 승인 2018.11.13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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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본보는 모두 9편에 걸쳐 ‘진주성 대첩, 다시 보는 그날’이라는 주제로 특별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426년 전 기록들을 살펴보고, 현장에서 그 당시의 흔적을 찾아보는 시간은 가슴 벅찼다.
진주성 대첩은 세기의 전투였다. 하지만 정작 우리 주변에 있었던 선조들의 역사를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 기획은 진주성 전투의 의의를 되짚어 보고 오늘날 진주성이 다시 한 번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편집자 주

본보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아름다운 마을 연구소(소장 신용욱 교수)와 공동으로 진주지역 대학생 100명을 상대로 나흘간 진주성 전투의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참여한 대학생들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진주성 전투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주성 전투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 의의를 살려 나가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다각적인 노력이 보다 더 활성화해야 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진주대첩 잘 모른다

진주대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참여자들은 ‘잘 모른다’는 답변을 내놨다.

‘잘 모르는 편이다’가 36명, ‘전혀 모른다’는 12명으로, ‘매우 잘 안다’ 8명, ‘잘 아는 편이다’ 12명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중립적 견해인 ‘보통이다’가 32명로 집계된 반면, ‘아는 편’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20명에 그친 점은 의외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가운데 진주지역 출신이 아닌 학생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진주성 전투에 대한 대학생의 인식이 다소 낮은 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진주성 하면 ‘촉석루’ 떠올라

진주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절반이 넘는 51명은 ‘촉석루’를 꼽았다.

진주성을 대표하는 다른 시설이나 유물, 유적이 마땅하지 않는 상황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촉석루의 이미지가 먼저 연상되는 것은 일반적인 관점으로 해석된다.

촉석루에 이어 ‘논개’가 연상된다는 응답자는 21명, ‘남강’ 17명, ‘임진왜란(전투)’은 9명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를 볼 때 진주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진주시의 지속적인 역사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발굴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진주성 전투를 주제로 한 다양한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가동해 지역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진주성을 널리 알려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주성 전투 알리는 노력 필요

진주성 전투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비율은 높지 않았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에서 1592년과 이듬해인 1593년 두 번에 걸쳐 큰 전투가 있었고 그 각각의 결과도 알고 있느냐의 설문에는 51명은 ‘모른다’고 답했다.


두 차례의 진주성 전투의 최종 결과에 대해서 ‘승전이라고 생각한다’는 비중은 47명에 그쳤다.

44명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으며 9명은 ‘패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아름다운마을 연구소 신용욱 소장(교수)은 “역사의 도시 진주가 정작 젊은 사람들에게는 그 역사가 잊혀 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진주성 외성 발굴과 더불어 진주성 전투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진주가 문화의 도시, 유네스코 창의도시로서의 면목을 일신하고 살려 나갈 수 있는 노력이 펼쳐져야 한다”고 밝혔다.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순의단. 진주성내 촉석 광장에 있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전사한 충혼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진주대첩 정신 계승 자발적 움직임 일어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진주성을 단순한 관광지나 공원시설로 여기는 경향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지역 곳곳에서 진주대첩을 되새기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진주대첩연구회와 역사진주시민모임 등은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조직된 시민모임이다.

일반 시민들과 교사, 학생들이 모여 진주성에서 현장체험 교육을 진행하며 역사 바로 알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열기는 시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진주대첩연구회는 지난 10일 봉원초 11명, 사봉초 6명 등 17명의 초등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주성 숨은 보물찾기’라는 제목으로 현장교육을 벌였다.

이날 교육은 2시간 가량 진주성 곳곳을 둘러보며 미처 알지 못했던 진주성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이 체험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해 벌써 1000여 명이 훌쩍 넘는 초등학생들이 거쳐 갔다.

현장에서 만난 강주희 갈전초 교사는 “활동에 동참하기 전에는 진주성의 역사에 대해 교사인 나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임진왜란 하면 이순신 장군만 떠올리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 진주에서 김시민 장군, 최경회, 김천일 등 수많은 사람들이 진주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뜨거웠던 역사의 현장이 바로 진주성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배워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색다른 교육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사봉초 5학년 정모 학생은 “진주성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게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의암이라는 곳인데, 나라를 위해 왜장을 안고 몸을 날린 곳이라고 배웠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것이 존경스럽다. 그 의로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진주 사람들도 존경스럽다. 내가 찾은 진주성의 숨은 보물은 의암이다”고 말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주역사 교육에 매년 적극 나서고 있는 학교도 있다.

진주동중학교는 학교의 건학이념이 ‘국혼교육’이다. 지난 3일 진주성에서 전교생 925명, 교사 51명이 참여한 가운데 ‘나라사랑 친구사랑 걷기행사’를 펼쳤다.

행사에 참여한 정민기(16)학생은 “어릴 적부터 진주에 살고 있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진주역사를 공부하고 진주성을 방문했다”며 “걷기 행사라고 해서 처음에는 살짝 거부감이 있었는데 걸으면서 중간 중간 역사퀴즈, 단체사진 미션 등 다양한 행사들이 있어서 처음 생각과는 달리 보람찼다”고 말했다.

김소은(16)학생도 “타 지역에서 온 저 같은 경우에는 이런 행사를 통해 지금 살고 있는 진주성과 진주지역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했다.

김종섭 인솔교사는 “진주성 전투의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그 당시 활약한 선조들의 충절을 현장학습을 통해 직접 느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교육보다 가치있는 체험이다 보니 학생들도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과거의 기억과 흔적은 서서히 퇴색되어 간다.
이를 지키고 계승해 가는 것은 후손의 몫이고 의무이다.
지역에서의 이런 숨은 노력들이 있기에 진주성은 외롭지 않다.
 
 /사진제공=진주동중학교

글=임명진·그래픽=박현영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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