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도민이 공감하는 정책이 ‘좋은 정책’이다
[의정칼럼]도민이 공감하는 정책이 ‘좋은 정책’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12.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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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경남도의원
정재욱 의원


어릴 적 나의 유년시절은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으로 인해 순간순간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많았다. 특히나 한창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엔 더욱 그랬다. 등굣길에 엄마 손잡고 문구점에서 준비물을 사는 친구, 소풍날이면 3단 도시락으로 선생님들 점심 식사까지 마련해온 친구, 운동회라도 열릴 때면 일찌감치 자리 잡아 서로의 음식을 자랑하던 친구들을 부러움의 시선으로 보면서도 기죽지 않고 나름 씩씩하게 그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얼마 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지역의 곳곳을 누비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아무 생각 없이 차를 몰다가 나도 모르게 부모님의 자리가 절실했었던 유년시절의 장면이 생각났다. 학교를 마치고 현관에서 마주한 소나기에 어쩔 줄 몰라 했었던 작은아이의 모습이다.

친구들의 친형과 누나들이 동생을 챙기기 위해 분주했고 엄마들은 우리 아이를 한시라도 먼저 찾기 위해 있는 힘껏 고개를 빼 돌리던 모습이 선명하다.

과거를 회상할 겨를도 없이 작은 우산을 하나 챙겨 아들이 다니는 학원 앞을 찾았다. 아들은 내가 생각했던 반응과는 달리 다소 차분한 모습으로 “웬일이야? 아무튼 땡큐∼”라며 악수를 건넨다. 아들의 반응에 다소 실망했지만 그날 저녁 집에 오니 “우와∼ 아빠 안 왔으면 비 쫄딱 맞을 뻔 했어∼”라며 엄지를 치켜들어 주었다. 내가 아들에게 절실할 때 필요한 일을 했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제 도의원 본연의 임무로 돌아와 340만 도민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해 볼 때, ‘좋은 정책’을 발굴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정책’의 의미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예산이 규모나 기대치가 크든 작든 도민들이 필요하고 공감하는 정책이 ‘좋은 정책’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론 전국의 시도 광역·기초 지자체에서 내년도 살림을 위해 예산안 전쟁이 한창이다. ‘활기찬 경남, 행복한 도민’의 슬로건으로 박완수 도정은 총 12조 1000억원 규모로 경제부흥과 도민안전, 행복증진에 초점을 두어 첫 예산을 편성했다.

아울러 박종훈 교육감 역시 7조 2000억원 규모의 교육재정을 미래교육 역량강화와 코로나19로 심화된 교육격차의 해소, 그리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등을 골자로 3기 도교육청 예산을 편성했다. 이로써 약 19조 3000억원에 달하는 경남도 살림살이의 진용이 모두 짜여 지게 된 것이다.

경남도의회는 이러한 예산안이 편성되기까지 행정사무감사와 현지 의정활동, 5분 자유발언과 도정질문 등을 통해 낡은 정책은 지양하고 좋은 정책은 적극 제안하면서 도민들의 복리증진을 추구해 왔으며, 이러한 것들을 토대로 편성된 예산안에 대해 도의회가 의회 본연의 기능인 예산 감시로 다시금 불요불급한 예산은 삭감하고 반드시 필요한 사업은 긴급 편성을 요구하며 치열한 심의 과정을 거치며 궁극적으로 도민들의 뜻을 대변해 오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번 예산안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정상화’이다. 매년 중요하지 않은 예산안이 있겠냐만 소나기 앞에서 고개 숙인 아들에게 우산을 건네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코로나19로 수년간 힘겨웠던 우리 도민의 삶에 경남도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2023년 예산안으로 ‘활기찬 경남’, ‘행복한 도민’의 삶을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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