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신체제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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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24.05.0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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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복 진주교대 명예교수
송희복 진주교대 명예교수


1948년 대한민국과 함께 탄생한 헌정 체제를 두고, 이른바 ‘48체제’라고 한다. 헌법을 처음으로 제정했대서 ‘제헌 체제’라고 불릴 수도 있다. 좌파 시인 김기림이 해방기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를 칭송한, 또 대통령 문재인이 복창한 시는 반(反)48체제로 그려졌다. 주지하듯이, 48체제의 주인공은 항일 반공 세력이었다. 대통령·부통령·국무총리·장관들을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 16명이 일제강점기의 항일 운동가였다. 국회의장단 3명과 대법원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 중에서 한때 사상적으로 좀 불그스름했던 농림장관 조봉암, 국회부의장 김약수 외에는 대부분이 반공주의자였다. 이에 비하면 김일성 초대 내각 구성원들 중에는 친일 인물이 수두룩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이승만 초대 내각은 친일 세력이라고, 김일성 초대 내각은 항일 세력이라고 정반대로 믿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자못 심각하다.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는 기본적인 사실을 외면하면서,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고 기를 쓴다.

농지개혁과 여성참정권과 한글 중심의 어문 정책 등이 48체제가 이룩한 역사적인 큰 성과였다. 국어 선생으로서 반생을 살아온 나는 세 번째를 특히 주목한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모진 고초를 겼었던 이들, 초대 법(무)부장관 이인, 초대 문교부장관 안호상, 제3대 문교부장관 김법린은 한글전용의 초석을 마련했다. 낮은 문맹률, 높은 교육열, 오늘날의 한류를 통해 세계 10위권으로 도약케 한 은인들이었다. 넓게는 48체제가 가져다 준 선물이 지금 한국의 세계적 위상인 것. 이에 비해 87체제는 현존 체제다. 개인에게 권력을 집중하기 위해 48체제로부터 역주행한 체제가 유신과 5공이었다. 그러니까 박정희와 전두환을 위한 최악의 체제였다. 이러한 공동의 인식 하에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연대하여 1987년 당시에 국민들이 공감하고 합의한 헌정 체제가 바로 소위 87체제다. 이것은 대외 관계를 고려해 항일이 희석되고, 48체제의 반공은 계승했다. 앞으로 지엽적인 내용들의 개헌이 아니라면, 남북통일 때까지 유지해야 할 우리의 고귀한 헌정 체제다.

앞으로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체제는 신체제로 전환된다. 이것은 잽을 던지는 수준의 개헌이 아니라, 결정적인 한 방이 될, 위험한 미래의 헌정 체제다. 지금, 국회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자, 각종의 운동권 인물 수십 명을 독립유공자처럼 민주유공자로 우대하자는 법안이 상정되어 있다. 이것만 보아도 신체제는 친북 및 종북 세력이 활개를 칠 체제다. 신체제로의 개헌은 야당이 3년 후에 새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4년 후에 의석수 200을 달성하면 충분히 가능해진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은 백팔번뇌에 빠졌다. 의석수는 고작 108석이요, 비대위원장은 108일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이번 총선에서 전국의 표심은 정치권력의 균형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여당을 흔들었다. 부산마저 흔들거렸다. 낙동강벨트는 말할 것도 없고, 해운대·수영·연제가 여론조사에서 패색이 짙었다. 개헌 저지선이 붕괴될 초미의 순간에, 나라의 안위를 걱정한 부산 시민들이 막판에 결집해, 한국전쟁 때 낙동강 전선을 사수함으로써 나라를 지킬 수 있었듯이, 낙동강벨트 등을 가까스로 지켜냄으로써 나라의 정체성과 현존 체제를 수호할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규정했지만, 사실상 부산 애국 시민들의, 작지만 위대한 승리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보수층도 점차 엷어져간다. 나는 끝내 이 시대의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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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영웅 박정희 2024-05-07 00:24:51
국부박정희 대통령의업접 한국과학기술 키스트 카이스트 설립 새마을운동 창시자. 산림녹화 세 계가 인정한영웅 k방산 방위산업 최초 국산기술 국산무기 백곰미사일 미사일보유국 21번째 번개 사업 ,통일벼 배보리 증산.원자력개발. 국민교육 헌장. 농촌근대화. 한강의기적 박정희. 경부고속 도로.호남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등.최초지하철 , 향토예비군창설. 국민의료보험. 최초온수보일러 개발 새마을 보일러.우유 생산 귤생산등등 너무 많은 영웅박정희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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