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식물, 꽃색의 신비
[농업이야기]식물, 꽃색의 신비
  • 경남일보
  • 승인 2024.05.0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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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색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꽃잎의 색상을 말한다. 난과식물이나 백합, 수선, 튤립은 꽃받침 조각이, 포인세티아는 포엽이 꽃잎처럼 변형되어 있는데 이와 같이 꽃잎 이외의 부분이 변형되어 꽃잎처럼 색상을 띠는 경우도 있다. 꽃색이 가지각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식물에 여러 가지 색소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런 색소들의 혼합, 꽃잎의 물리적 구조, 빛이나 조명 등에 의해서도 꽃의 색감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흰색 꽃이라도 순백색에서부터 연한 미색을 띠는 흰색에 이르기까지 같은 흰색이라도 색조가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꽃들은 피기 시작할 무렵과 만개했을 때의 색감이 다르다. 피기 시작할 때는 진한 색감을 띠다가 만개시 옅어지다가 질 무렵 퇴색되는 경우가 많다. 꽃이 핀 후에 색이 변해가는 이유는 뭘까?

이는 개화가 진행되면서 만개 후 색소의 생성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고 꽃잎 면적이 개화 초기보다 만개 시 4~5배 정도로 늘어나기 때문에 이와 함께 세포도 옆으로 늘어나면서 단위면적당 색소 함량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검붉은색을 띠는 흑장미가 꽃이 피기 시작할 때는 검은색에 가깝던 것이 차츰 적색이 되는 것도 비슷한 원리이다. 개화 초기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은 안토시아닌 색소 함량이 높고 꽃잎의 표피세포 구조가 가늘고 길어 빛의 투과에 의한 그림자가 많이 생겨 색감이 더 짙어져 보이기 때문이다.

식물 색소 중에 잎을 빼놓을 수 없는데, 봄철의 연한 녹색빛에서 여름철 짙은녹음으로 그리고 가을철 단풍으로 이어지는 잎 색의 변화이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맑고 서늘한 가을이 되면 나뭇잎은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생육이 왕성한 동안에는 엽록소의 양이 많기 때문에 녹색을 띠다가 가을로 계절이 바뀌면서 일장이 짧아지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잎자루에 이층(잎, 꽃잎 등이 식물에서 떨어져 나갈 때 생기는 세포층)을 형성한다.

이러한 이층이 잎으로 공급되는 양수분을 억제하여 광합성이 점차 줄어들면서 엽록소도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잎이 가지고 있던 다른 색소가 발현되어 노란색의 카로티노이드, 적색의 안토시아닌, 갈색의 탄닌 등이 발현되어 단풍색을 띤다. 이 때 안토시아닌은 색소 배당체로 가을에 일장이 짧아지고 야간 기온이 낮아지면서 잎에 축적된 당과 결합하여 합성된다.

단풍색은 엽록체가 분해되는 시기의 기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가을 날씨가 화창하고 밤이 서늘하여 일교차가 클수록 선명한 색을 띠게 된다. 수분도 단풍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가뭄이 심할 때는 단풍이 지연되거나 색이 예쁘게 발현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봄철, 먼곳의 산이나 주변의 나무를 보고 있으면 새로 돋아난 어린 잎의 연한 초록빛이 눈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듯한 산뜻함을 전해 준다. 색채가 인간의 정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녹색은 안정감, 느긋함, 행복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봄의 전령사 같은 어린 새싹의 연두빛은 그 이상의 신선한 느낌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 같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번쯤 주변의 나무와 꽃을 바라보며 자연의 신비를 느끼며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박현근 경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 재배이용담당

 
박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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