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상국립대병원 비상경영 돌입…의료대란 우려
[사설]경상국립대병원 비상경영 돌입…의료대란 우려
  • 경남일보
  • 승인 2024.04.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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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사태가 두 달째를 맞으면서 경상국립대학교병원 비롯, 규모가 큰 병원들이 경영 상황이 날로 악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로 환자를 제대로 못 받게 되자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경상국립대병원은 전공의 집단행동이 시작된 지난 2월 18일 이후 하루 수익이 평균 12억 원에서 9억5000만 원으로 2억5000만 원가량 감소했다.

일부 대형병원은 무급휴가 등 비상 경영을 하고 있지만, 불어나는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희망퇴직까지 실시하게 됐다. 경상국립대학교병원은 경영난이 심해져 오는 6월 100억 원을 추가 대출할 예정이다. 또 올해 예산이 책정된 사업을 전면 재정비하고 운영비 감액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오는 5월 1일부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다. 경상국립대병원 측은 최근 이런 내용의 문자를 임직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더 장기화되면 대형병원들의 손실이 수천 억 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에서 물러섰으나 의료계가 호응하지 않으면서 의정 갈등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대학별 자율 모집을 통해 내년 의대 증원 규모를 조정하겠다고 했다.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를 요구한다. 사고는 정부와 의사가 치고, 애꿎은 환자와 직원들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모양의 불합리한 상황을 국민들이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가.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로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의료공백 사태에 아무 잘못도 없는 병원 노동자들도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의료 선진국을 자처하는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상황이 심각해도 정부, 의사단체들은 주변을 돌아보지 않은 채 계속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협상 전략 부재, 의료계의 집단이기주의가 국가 의료 시스템이 붕괴 위기로 내몰고 있어 의료대란의 우려가 커진다. 의료계가 어떤 대의를 내세운들 환자 생명만큼 귀하지 않다. 정부가 한발 물러선 만큼 조속히 의료 현장에 복귀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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