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가축분뇨의 변신
[농업이야기] 가축분뇨의 변신
  • 경남일보
  • 승인 2024.04.24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라는 속담이 있다. 평소 쓸모없는 존재지만 막상 사용할 곳이 생겨서 찾으려면 없는 경우를 말한다. 가축분뇨가 개똥 같은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개똥처럼 취급을 받던 존재들이 가치 있는 것으로 거듭나게 될 날이 다가온 듯하다. 이와 관련하여 우분(소똥)의 고체연료가 아닐까 생각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가축분뇨를 고효율의 에너지원으로 탈바꿈 시키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가축분뇨는 화학비료 사용이 일반화되기 전에 농촌의 작물 영양원 또는 토양 개량재로서 주요한 자원이었다. 그러나 국민 소득 증대와 식생활 변화로 육류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축 사육 두수가 늘어나게 되었고 농경지 면적도 줄어들면서 자원 순환 체계 균형이 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축산환경 실태를 최초로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축분뇨는 연간 총 5073만 2000t이 발생되는 것으로 집계되었고 돼지가 가장 많은 1921만t(37.9%), 한·육우(34.2%, 1734만 9000t), 가금(18.8%), 젖소(9.1%) 등의 순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발생한 가축분뇨 중 52.1%(2642만 6000t)는 농가에서 자가 처리하고, 나머지(47.9%)는 가축분뇨 처리시설에 위탁하여 처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축종별로는 조사료 재배 등 자가 농경지를 소유한 한·육우(81.7%) 및 젖소(85.0) 농가는 자가 처리 비중이 높았고, 돼지(66.2%), 닭(82.0), 오리(68.9)는 농가의 고령화 및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위탁 처리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축분뇨는 대부분 퇴비(75.3%)와 액비(11.7%)로 만들어져 농경지에 살포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정화처리(13%) 되었다. 문제는 이런 가축 분뇨들이 정부의 퇴비액비 관리 강화제도와 지역단위 양분 총량 제도의 시행으로 축산 농가의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가축분뇨를 자연 순환하는 경축순환농업과 순환에서 격리하는 비농업계 이용으로 고체연료, 바이오가스 등의 에너지화, 탄소격리를 위한 바이오차 생산, 정화처리 등 여건에 맞는 가축분뇨처리기술을 활용하여 선순환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 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방안이 분뇨의 고형 연료화이다. 우분 고체연료란 축사에서 배출된 한우 또는 젖소의 분(糞)을 분리·건조·성형해 고체상의 연료로 만든 것이다.

가축이 배설하는 분뇨는 80%이상이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연소가 가능하다. 특히 소똥은 풀사료나 볏짚과 같은 가연성 섬유소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연료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 분뇨를 활용한 고형연료는 축사에서 갓 수거한 소똥을 압착하여 수분을 줄이고 환 모양 펠릿을 만드는 장치에 넣고 가공하면 고형연료가 완성된다. 가축 분뇨로 만든 고형연료는 시멘트 소성로와 발전용량이 2메가와트(㎿)급 이상인 화력발전시설 및 열병합발전시설, 석탄사용량이 시간당 2톤 이상인 지역난방시설 및 산업용보일러 등에만 사용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우분 고체연료는 화석연료(유연탄 1%)를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 효과 이외에 연간 약 1500억 원 상당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고 하니 우분 고체연료 기술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아울러 늘어난 가축 사육 두수에 따른 지속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위해 대량의 가축분뇨를 다양한 처리 방법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가축분뇨의 변신을 기대해 본다.


정맹금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지방농촌지도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